통일교 고위간부들 원정도박 의혹... "수사 상황도 알려줘"…'경찰 커넥션' 있었나(SBS)
[단독] 고위 경찰 자녀 결혼에 '축의금 230만 원' 의혹(SBS)
김진우 기자
통일교 측이 경찰 고위 간부에게 자녀 결혼식 축의금으로 200만 원 넘는 돈을 전달한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을 저희 취재진이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이 문건은 건진 법사에게 김건희여사 선물용으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건넨 의혹을 받고 있는 통일교 전 간부 부부가 결재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김진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지난 2021년 말에 작성된 통일교 내부의 전자결재 품의서입니다.
문건 제목은 '전직 경찰 고위 간부 A 씨의 자녀 결혼 축의금 지급'. 통일교 재정국 부장이 작성했습니다.
몇 달 전에 열렸던 A 씨 자녀 결혼 축의금 지급을 결재해 달라는 내용인데 축의금 액수가 230만 원입니다.
결혼식 당시 A 씨는 경찰 고위 간부로 재직 중이었습니다.
문건 결재는 당시 재정국장인 이 모 씨를 거쳐 세계본부장인 윤 모 씨가 최종 승인했습니다.
윤 씨는 김건희 여사 선물용으로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명품 가방 등을 건넨
혐의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인물입니다.
[윤 모 씨/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2022년 5월) : 제가 3월 22일에 대통령을 뵀습니다.
1시간 독대를 했습니다. 많은 얘기가 있었습니다.
암묵적 동의를 구한 게 있습니다.] 검찰은 윤 씨의 아내인 재정국장 이 씨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만간 소환 조사를 진행할 방침입니다.
경찰 고위 간부 출신 A 씨는 SBS에 해당연도에 자녀 결혼식이 있었지만 통일교 측에 청첩장을 보낸 적도, 축의금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현직 시절 업무 차원에서 통일교 시설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이후 통일교 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통일교 측은 교단 활동 차원에서 교인이 아닌 사람에게도 축의금을 지급하기도 한다면서 현재
교단을 떠난 윤 씨 부부가 당시 거액의 축의금을 결재한 경위는 파악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사 상황도 알려줘"…'경찰
커넥션' 있었나(SBS)
전연남 기자
저희는 앞서 언급된 통일교 전 간부 윤 모 씨의 녹취 파일도 확보했습니다.
음성이 녹음됐던 당시에는 통일교 고위간부들이
원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는데 녹음 파일에는 윤 씨가 경찰수사 첩보를 들었다며, 최고위직으로부터 압수수색에 대비하란 말을 들었다고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어서
전연남 기자입니다.
<기자>
SBS가 입수한 지난 2022년 10월 당시 통일교 간부인 윤 모 씨와 또 다른 통일교 관계자의 대화가 담긴 녹취 파일입니다.
윤 씨는 통일교와 관련한 경찰 수사 첩보를 들었다며 압수수색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첩보를 전달해 준 인사는 최고위직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윤 모 씨/당시 통일교 고위 간부 (지난 2022년 10월) : 나한테 (첩보를) 준 분이 '최고위직'이거든 외환관리법이라고 얘기했거든? 압수수색 올 수도 있다, 대비를 하라. 그다음에 로펌을 선임하라.]
당시는 일본 언론 등을 통해 통일교 고위 인사들이 해외 원정 도박으로 수백억 원을 탕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시점입니다.
윤 씨가 국내에 관련 의혹이 알려지자 경찰 인맥 등을 동원해 수사 여부 등을 파악하려 했던 걸로 보입니다.
이듬해 녹음된 파일에서는 윤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부터도 수사 정보를 들었다고 말합니다.
[윤 모 씨/당시 통일교
고위 간부 (지난 2023년 5월) : (경찰의) 인지수사를, 누가 알려 줬냐면 윤핵관이 나한테 알려줬다니깐. 그러니깐 내가 (통일교 윗선에) 보고를 드렸어.]
검찰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을 확보하고 통일교 관계자들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 주거지에서 다수의 경찰 간부 명함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전 씨 조사 과정에서 "인맥을 이어주는 대가로 윤 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 아니냐"며 추궁하기도 했습니다.
오늘(12일) 법원에 출석한 건진법사 전 씨는 각종 의혹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전성배 씨/건진법사 : (통일교 청탁으로 김 여사한테 목걸이랑 금품 준 것 인정하시나요?) (관봉권 누구한테 받으신 거예요?) …….]
윤 씨의 육성이 담긴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실제 관련된 경찰 수사가 있었는지, 이를 무마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도 수사를 통해 규명되어야 할 걸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