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의 여우사냥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검, 통일교 '진짜 실세' 정원주 전 비서실장 정조준(뉴시스-20250910)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910_0003323265
2025년 9월 10일 뉴시스
기사 제목이 “통일교 ‘진짜 실세’ 정원주 전 비서실장 정조준”이다.
통일교 게이트 범죄혐의의 뿌리와 줄기와 열매가 누구인지,
누구로부터 시작되었고 누가 몸통인지 누가 끝인지 세상은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한학자 총재를 좌지우지하고 통일교 인사와 재정을 실질적으로 주무르는 사람이 누구인지 증거와 진술을 통해 특검이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드디어 특검이 통일교의 ‘진짜 실세’ 여우사냥이 본격화되고 있다.
언제까지 풀숲에 숨어 있나 지켜볼 것이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낸 '교단 2인자' 정원주씨가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9.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한학자 통일교 총재 소환이 임박한 가운데 교단의 '진짜 실세'로 꼽히는 전 총재 비서실장 정원주씨의 진술에 관심이 모인다. 특검도 정씨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한 총재 조사 후 신병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10일 법조계와 통일교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 설명을 종합하면 정씨는 지난 2015년부터 한 총재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후 교단의 인사와 행정, 재정을
총괄했다.
지난 2016년 총재 비서실 부실장에 발탁된 후 비서실 사무총장, 세계본부 본부장(2020년 임명) 자리에 오른 윤영호씨가 특검 수사 과정에서 '키맨'으로 주목되고 있으나, 교단 안팎에서는 진짜 실세는 바로 정씨라고 지적해 왔다.
과거 통일교 소유 무용단 무용수로 미국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정씨는 1990년대 귀국해 한 총재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고 한다. 지난 2012년 문선명 총재 별세 후 한 총재가 단독 지도권을 행사하면서 정씨도 급부상한다.
한 총재는 '하나님의 독생녀'라는 새로운 교리를 내세우며 지도권을 행사했고 이 과정에 3남 문현진씨
등과 대규모 자산 소송전 등 내분이 빚어지자 지근거리에서 자신을 보좌해 왔던 믿을만한 정씨를 요직에 발탁했다는 이야기다.
정씨는 통일교가 보유한 주요 기관의 요직에 가족과 친인척, 측근들이 앉아 있었다. 지난 2018년부터 최근까지 세계일보 사장을 지낸 정희택씨와 어린이 무용단 리틀엔젤스 단장을 지냈던 정모씨 등이 정씨의 형제자매다.
정씨는 특검 수사가 개시된 지난달 중순 천무원 부원장 등 맡아 오던 보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씨가 물러나면서도 주요 기관 인사에 개입하는 등 여전히 실권을 갖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지난달 인사로 취임한 통일교 세계선교본부장 두모씨,
중앙행정원장 김모씨 등이 대표적인 정씨 측근 그룹으로 꼽힌다.
정씨는 지난달 8일과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최근 보도로
알려진 '통일교 법무보고'에는 전관 변호인들이 정씨의 특검
진술을 확인한 듯한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됐다. 한 총재가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정씨는 진술을 호평하거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낮게 점친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정씨가 혐의를 부인하며 '윗선'에 책임을 떠넘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일교는 '정교일치' 이념을 강조하면서 윤석열 정권 창출을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정씨를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했다. 윤씨와 김 여사의 공소장,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적시됐다.
[가평=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압수수색에 들어간 지난 7월 18일 오후 경기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박물관 모습. 2025.09.10. dahora83@newsis.com
이를 종합하면 정씨는 지난 2022년 1월 5일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기부한 의혹에서 한 총재 및 윤씨와 공범으로 적시됐다. 20대 대선에서 통일교 교인들의 표·조직·재정 등을 국민의힘에 제공하는 대가로 통일교 정책을 윤석열 정부의 국가정책으로 추진해 달라는 청탁을 하기로 공모하고 전달책으로 윤씨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같은 해 2월 8일 경기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을 찾아 한 총재를 만났다. 이 때
정씨도 윤씨와 함께 배석했다는 것이 윤씨 공소장과 권 의원 체포동의안 내용이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인 그 해 3월 22일에도 천정궁을 권 의원이 방문했을
때에도 정씨와 윤씨가 배석했다. 이 당시 추가 정치자금이 오갔다는 의혹도 특검이 수사 중이다.
대선 직전인 2022년 3월 2일 한 총재는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참부모님 특별집회'를 열고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고 조사됐다. 이 집회는 윤씨와 윤정로 세계일보 전 부회장, 국내 5개 지구회장, 기관장 등 통일교의 고위 간부 120명이 참석했는데 정씨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자신과 한 총재가 연루된 원정도박 사건 수사를 권 의원과 윤씨가 무마했다는 의혹에도
등장한다. 윤씨 공소장에는 권 의원이 흘린 수사 정보를 정씨와 한 총재가 보고 받았다는 내용이 있다. 정씨와 한 총재는 수사에 대비해 자신들의 자료를 정리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내용이다.
통일교는 특검의 공소장 등 조사 결과가 윤씨의 허위 진술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통일교는 정씨가 실세라는 분석이나 원정도박 증거인멸 의혹에 "특정인에
의해 교단의 운영, 개혁 등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도박
관련 증거인멸 지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윤씨는 2023년
5월께 세계본부장에서 물러난다. 본인은 건강상 사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정씨와의 권력 다툼에서 밀려났다는 게 통일교 안팎의 분석이다. 이후
선문대 부총장을 맡던 윤씨는 지난해 12월께 정씨를 만나 수사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진언을 올렸는데 '꼬리 자르기'를 당했단 게 윤씨 측근들의 주장이다.
한편 한 총재는 건강상 이유를 들어 이날 중 특검에 불출석 사유서를 재차 제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미 한 차례 한 총재의 소환일을 오는 11일로 미뤄준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