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캄보디아 사업 덕 보려 했나... 정부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 사업 청탁 의혹 - 한겨레

“큰 그림 만들자” 통일교-건진법사 대화에 관저 용역 ‘희림’까지 등장 - 한겨레

윤석열 정부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 사업 청탁 의혹

김가윤,임재희기자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94506.html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64)씨를 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고위 간부가 김건희 여사에게 ‘6천만원짜리 목걸이’를 전달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씨와 김 여사의 긴밀한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통일교 고위 간부와 전씨의 대화 과정에서는 김 여사의 회사를 후원하고 대통령 관저 이전 용역을 맡았던 ‘희림종합건축사무소’(희림)가 거론되기도 했다. 검찰은 한국 정부의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놓고 이들 간에 청탁이 이뤄진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27일 법조계와 통일교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은 윤아무개(48) 통일교전 세계본부장이 2022 12월 전씨에게 “큰 그림을 만들자”며 “희림 대표도 한 번 뵙겠다”고 한 문자 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전씨에게 김 여사 선물용으로 6천만원대 목걸이를 건넸으나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잃어버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은 2019년부터 캄보디아에서 38년간 장기 집권한 훈센 상원의장과 각별한 관계를 맺고 캄보디아에 통일교의 ‘아시아·태평양 유니온 본부’를 설치하는 작업을 주도해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편입돼 지원을 받으려, 전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접근하려 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고가의 목걸이를 전달할 만큼 김 여사와 친분이 있는 인물로 전씨를 지목하고, 전씨와의 관계에 공을 들인 것인다. 윤 전 본부장은 2022 5월 공적개발원조를 언급하며 “대통령과 1시간 독대를 했다”고 밝혔지만, 통일교 내부에선 윤 전 본부장이 윤 전 대통령보다는 김 여사와의 관계를 더 중시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윤 전 본부장과 전씨가 대화하는 과정에 ‘희림’이 언급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희림이 김 여사, 전씨와 각각 오랜 인연으로 구설에 올랐기 때문이다. 희림은 2015·2016·2018년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한 전시회에 후원자로 이름을 올렸고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 과정에서 설계·감리 용역을 맡기도 했다. 또 희림은 2017 12월 설립된 ‘연민복지재단’에 1억원을 출연했는데, 2019~2020년 재단이사로 등재된 혜우스님이 전씨의 스승으로 알려져있다. 한 통일교 관계자는 “윤 전 본부장이 김건희, 건진, 희림의 관계를 이용해 캄보디아 사업을 준비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실제 희림은 캄보디아의 공항·병원·대학 등 여러 건축 사업에 참여했고, 이 중 일부는 우리 정부가 지원한 공적개발원조 사업이었다. 희림은 2021년 시작된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의 ‘캄보디아 고등인재양성 왕립 프놈펜대학 환경공학과 설립 사업’에서 170만달러(244천만원)가 투입된 건물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2022년 시작된 프놈펜의 유에이치에스(UHS) 대학병원 건립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희림 쪽은 통일교와 연관된 사업을 한 적이 없고 윤석열 정부와도 무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쪽은 “윤 전 본부장이 2023 5월 본부장을 그만두면서, (아시아태평양 유니언 본부 건립) 사업은 진행된 게 없이 정리됐다”고 말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김건희 다이아 목걸이’ 통일교, 캄보디아 사업 덕 보려 했나

윤 취임 뒤 캄보디아 협력기금 2배 증액

임재희기자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94342.html

검찰이 통일교 전직 간부가 ‘건진법사’ 전성배(64)씨와 김건희 여사를 통해 공적 자금을 통한 캄보디아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 간부는 전씨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며, 전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목걸이를 선물하려 했던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25일 법조계와 통일교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은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전 세계본부장 윤아무개(48)씨가 전씨에게 ‘김건희 여사 선물’이라며 건넨 목걸이 등 금품이 통일교 캄보디아 개발 사업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포착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최소 2019년부터 캄보디아에서 38년간 장기 집권한 훈센 상원의장과 각별한 관계를 맺고 캄보디아에 통일교의 ‘아시아·태평양 유니온 본부’를 설치하는 작업을 주도해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편입돼 지원을 받으려, 전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접근하려 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국가 예산을 지원받아 통일교의 국제 사업을 벌이는 데 김 여사의 도움을 구하려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윤 전 본부장의 과거 발언을 보면, 이런 시도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와의 일정한 교감 속에 어느 정도 진척된 것으로 의심할 만한 대목도 적잖다. 윤 전 본부장은 2022 5월 한 통일교 행사에서 “제가 322일 대통령을 뵈었다. 1시간 독대를 했다. 동의한 내용도 있었기 때문에 제가 들어가는 거”라라며 “오디에이(ODA, 공적개발원조)는 비영리기구가 펀딩 가능하고 국가가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윤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 6, 캄보디아와 정책 협의를 거쳐 공적개발원조의 일환인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 지원 한도액을 7억달러(20162023)에서 15억달러(20222026)로 증액했다. 윤 전 본부장은 이듬해 5월 통일교 행사에선 “캄보디아 메콩강 핵심 부지에 국가 단위 오디에이 연대 프로젝트는 대항해가 시작됐다”고 했다. 윤 전 본부장과 전성배씨 통화 내용 가운데는 “큰 그림을 만들자”며 국책 금융기관과 유력 건축업체의 이름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 관계자는 한겨레에 “윤 전 세계본부장이 교단 행사 등으로 훈센 당시 캄보디아 총리와 인연이 있었다”면서도 “윤 전 본부장이 2023 5월 본부장을 그만두면서, (아시아태평양 유니언 본부 건립) 사업은 진행된 게 없이 정리됐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