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아버님의 전통은 어디로 사라졌습니까?

오늘 오후 기가 막힌 글을 받았습니다.
이게 진짜 식구들 민심 같습니다.


 
오늘 오후, 한 식구님께서 보내주신 긴 문자를 받고 한동안 먹먹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분의 글 속에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고뇌와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허락을 받지 않았지만 이해하실 줄로 믿고 여기에 옮겨 적습니다.


"참아버님의 전통은 어디로 사라졌습니까?"


"선생님이 염려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통일교 이름을 후세에 남길 것인가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선생님의 전통을 후세에 남길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지금 참어머님을 따라가다 보면 참아버님의 전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큰 문제입니다." (천성경 1045, 전통을 상속해 주는 부모 중에서)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절대복종만 하면 모든 것이 통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해와가 아담을 주관했던 것이 타락했기 때문에 이것을 복귀하려면 해와가 완전히 주관받지 않으면 안 된다." (문선명선생말씀선집 18 272, 심정의 경계)


소제목과 더불어 참아버님의 말씀을 보내주시며 그 식구님은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목사님, 저는 지금 어머님과 이 교회가 탕감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어머님 안에 아버님이 있다고 보십니까? 아버님은 그냥 장식품일 뿐입니다. 차라리 참부모 이름으로 기도하라고 하지 홀리 마더 한이 뭡니까? 이러니 식구들도 교회에서 멀어지고 예배 인원이 어느새 절반으로 준 것 아닙니까? 예배 때마다 일본 식구 시켜 사진 찍어 출석 점검하고, 그래도 안 나오니까 가정 예배 동영상 찍어 등록하면 예배 나온 것으로 해준다고 하는데 이런다고 문제가 해결됩니까?"


'삿된 자'는 누구이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이어서 그분은 제게

삿된 자'는 누구이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고 하며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


"목사님도 요즘 죽을 맛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금요일마다 몇 안 되는 식구들 인솔하고 청평 가서 철야집회 눈도장 찍어야지, 한 달 1명 전도하라, 심지어 하루 1명 전도하라는 말 같지도 않은 지시나 전달해야지, 2년 전인가 목사님 설교에 통일교회 역사에 윤ㅇ호 본부장만큼 뛰어난 지도자는 없었다고 극찬하셨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그 사람을 어머님을 배신한 삿된 자로 말씀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어머님이 2월경에 삿된 자들을 다 정리하고 출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하는데, 저는 그 삿된 자들은 모두 청평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버님 말씀을 보니 어머님도 그 안에 끼어 있는 것 같습니다. 새 출발을 위해서 삿된 자들이 정리되어야 하는 것은 맞는데 지금 정리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모두 어머님 가까이 있는 측근들 아닌지요? 창피해서 이제는 얼굴도 못 들고 다니는데 그놈의 측근들은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사죄하라', '사퇴하라'며 서로 책임 떠넘기고 일전을 불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분의 글은 절규에 가까웠습니다.


"이쯤 되면 어머님이 나서서 당신 책임을 통감하실 법도 한데 세상이 뭐라 하건 식구들이 어떻게 되건 당신은 완전히 딴 세상에서 살고 계십니다. 모두가 아버지 탓이고 식구들 탓이지 당신 잘못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것을 어찌해야겠습니까? 기왕 이렇게 된 것 이것이 하늘의 탕감이라면 정신 번쩍 들게 가장 아픈 회초리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제게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는 것을 알지만 특검이 그런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바램도 있습니다. 저 혼자만 그렇게 생각할까요?"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길을 찾아야 할 때

이 문자를 받고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그 식구님의 질문들은 비단 그분만의 것이 아닐 것입니다. 저 역시 매일 마주하는 현실 속에서 같은 의문과 고뇌를 품고 있습니다. 저를 향한 따뜻한 이해와, 동시에 뼈아픈 지적들은 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성전의 텅 빈 좌석들을 볼 때마다, 형식적인 지시에 답해야 할 때마다, 그리고 참아버님의 말씀이 변질되어가고 있는 현실 앞에서 저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 깊은 번민에 빠지곤 합니다.


'삿된 자'들을 이야기하지만, 그 실체가 누구인지, 진정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모두가 혼란스러운 이때, 책임 공방만 이어지는 모습은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합니다.


식구님의 말씀처럼, 이 모든 것이 하늘의 탕감이라면, 과연 우리는 어떤 '회초리'를 맞아야 정신을 차릴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회초리는 누가 휘둘러야 할까요? '


특검'이라는 극단적인 바람까지 언급하신 그분의 절규 속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용기와, 아픔을 함께 나누며 길을 찾는 공동의 노력일지도 모릅니다.


혼자서는 누구라도 이 모든 짐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식구님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와 힘을 모으고 싶은데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우리의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이런 말을 속시원히 나누고 싶고, 제 양심은 먼저 일어나라고 하는데 솔직히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간사한 마음일지는 모르나 그래도 누군가 같이 나서 준다면 함께 할 의지와 용기는 있습니다.

7 13,

주일 예배를 끝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