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차 공판 윤영호 전 본부장의 물귀신 작전 완승, 한학자 총재의 꼬리 자르기 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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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차 공판

윤영호 전 본부장의 물귀신 작전 완승,

한학자 총재의 꼬리 자르기 필패

 

그날 서초동 법정의 공기는 유난히 축축하고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법정 안에서 평화의 메시아라 불리던 참어머니의 자애로운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일편단심 충절을 바치던 심복의 모습 또한 흔적을 감추었다. 원수를 사랑하고, 주고도 또 잊어버리라던 그들의 거룩한 '참사랑' 정신은, 서로 살기 위해 진흙탕 속에서 상대를 물어뜯어야 하는 잔인한 법정 안에서 이미 박살이 난 지 오래였다. 피할 수 없는 링 위에서의 마지막 진검 승부인 듯, 30차 공판은 시종일관 살벌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서늘한 눈빛들이 공중에서 무수히 부딪히는 가운데, 상대를 단숨에 제압하려는 아찔한 폭로들이 터져 나왔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이들조차 손에 땀을 쥐다 못해 가슴 한구석이 가늘게 떨려올 지경이었다.

 

6 19일의 대격돌은 결국 '독단적 일탈'이라며 꼬리를 자르려던 한학자 총재의 필패와, 혼자 죽지 않겠다며 진흙탕 논개를 자처한 윤영호 전 본부장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오전 세션, 먼저 포문을 연 것은 한 총재 측 변호인단이었다. 그들의 전략은 처절할 정도로 명확했다. "모든 범죄는 윤영호의 독단이었습니다." 국내 최고 로펌 태평양의 변호사가 법정을 향해 당당하게 외쳤지만, 피고인석에 앉은 한 총재의 모습은 어딘가 위태롭고 작아 보였다. 검사가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피고인 한학자, 권성동 의원에게 내실 현금 1억 원을 건넨 사실이 있습니까?" 그러자 한 총재는 힘없는 목소리로, 그러나 단호하게 비껴갔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며, 식구들의 소중한 헌금을 줄 이유가 없습니다." 김건희 여사에게 보낸 고가의 명품 가방과 목걸이에 대해서도 "보고받은 바 없다", 해외 대선 자금 지원에 대해서도 "병원선 같은 인도적 지원일 뿐"이라며 완강히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되풀이되는 진술 거부와 기억 상실을 호소하는 노()교주의 모습은, 진실을 수호하는 당당한 독생녀의 위엄이라기보다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권력자의 고육지책에 불과해 보였다.

 

진짜 지옥문은 오후 2시 경, 윤영호 전 본부장이 증언대에 서면서 비로소 열렸다. 그의 눈빛은 매서웠고, 입술은 단호함으로 굳어 있었다. 한때 한 총재의 절대적인 신임과 총애를 독차지하며 교단의 전권을 휘두르던 사내, 그가 이제 토사구팽의 배신감 속에서 주인의 목덜미를 겨누는 맹수로 돌변해 있었다. "독단적 결정이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저는 매일 새벽, 한 총재님께 서면과 카카오톡으로 주요 사안들을 일일이 보고드렸습니다. 교단의 모든 재정과 인사의 최종 결정권자는 오직 한학자 총재 한 분이었습니다!" 법정 대형 스크린에 띄워진 3,000쪽이 넘는 일일보고서의 존재는 한 총재 측의 전면 부인을 단숨에 무력화시켰다. 윤 전 본부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고위 정치인들에 대한 명품 선물은 교단 내부의 오랜 관행이었다고 폭로했고, 한 총재의 눈과 귀를 가린 실세로 정원주 비서실장을 지목하며 초법적 권력이 배후에 있었음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검사가 다시 물었다. "선물 전달이 왜 7월 말로 지연되었습니까?" 윤 전 본부장은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잔인한 진실을 뱉어냈다. "2022 7 8,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피격당했습니다. 원래 저격범의 타깃은 한학자 총재님이었습니다. 일본 내 천문학적인 헌금이 한국으로 송금된 문제가 터지면서 교단 전체가 공중분해 될 생존의 위기에 처했는데, 우리가 한가하게 로비에 신경 쓸 여유가 있었겠습니까!" 아베 피격의 충격적인 배후 정황이 생생한 대화로 터져 나오자, 어디선가 걷잡을 수 없는 탄식이 쏟아졌다. 윤영호는 혼자 죽지 않겠다는 '물귀신 작전'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교단 법무팀이 찾아와 자술서를 강요하며 부인의 고소 취하와 변호사비 대납, 고위직 복귀를 약속했던 은밀한 '꼬리 자르기' 회유 정황까지 폭로하는 그의 진술은 너무도 구체적이고 생생하여 재판부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완벽한 윤영호의 완승이었다.

 

이날의 대격돌은 앞으로 한 총재의 운명에 어떤 잔혹한 미래를 가져올까. 당장 7월 말이나 8월 초로 다가온 1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윤영호의 구체적인 진술과 빼도 박도 못하는 서면과 녹취 증거들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한 한 총재에게는 가혹한 실형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 비록 고령과 건강을 이유로 당장 구치소에 수감되지 않고 병원에 격리되는 구속집행정지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그것은 자유가 아닌 '창살 없는 감옥'의 시작일 뿐이다. 게다가 2심과 3심으로 올라갈수록 사법부의 그물망은 더욱 촘촘해질 것이 뻔하다.

 

진짜 무서운 것은 이 특검 재판의 뒤편에서 숨통을 죄어오고 있는 종합특검과 검경합수본의 다른 칼날들이다. 카지노 수사 무마 관련 혐의가 교단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혔다면, 신자들의 영혼을 정말로 송두리째 찢어놓을 진짜 괴물은 바로 '배임·횡령 관련 수사'이다. 특검 재판이 정치권과의 유착이라는 대외적 범죄를 다룬다면, 배임·횡령 수사는 신자들이 피와 땀, 눈물로 바친 성금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탕진했다는 대내적 배신행위를 다룬다. 이 수사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항소심 재판부의 양형기준은 더욱 가혹해질 것이며 상고심에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내년 상반기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최종 확정된다면 한 총재는 평생 병원과 감옥을 오가며 지내야 할 가혹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미국 영주권은 박탈될 것이고, 세계를 호령하던 순방 길은 영원히 차단된다.

 

늦은 오후, 법정밖 하늘은 곧 매서운 장대비가 쏟아질 것처럼 더 낮게 내려앉아 있었다. 한 총재와 통일교가 마주해야 할 잔인한 현실을 목전에 둔 것 같았다. 한 총재의 유죄 확정과 신병 구속은 교단의 영적 중심축이 완전히 무너짐을 의미한다. 평생을 참부모 독생녀로 믿고 인생과 재산까지 바쳤던 신자들은 처절한 배신감과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져들 것이고, 그들의 젊은 자녀들은 소리 없이 교단과의 관계를 끊을 것이다. 한국 교단 내부에서는 권력 실세들간에 교권 다툼이 본격화될 것이다. 바다 건너 일본 정부 역시 한국 법원의 유죄 판결을 명분 삼아 교단 해산 작업에 가속도를 붙일 것이며, 2의 통일교가 출범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할 것이다. 미국 연방 검찰과 세무 당국은 수백억 원대 카지노 자금 세탁 혐의로 천문학적인 벌금을 추징하며 숨통을 조여올 지도 모른다. 글로벌 통일교 네트워크 전체가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리는 파멸의 전주곡이다.

 

한때 대한민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종교라 불리던 통일교가 어쩌다 이토록 처참하게 무너졌는가. 신성해야 할 종교의 위상은 간데없고, 법정에서 서로를 사기꾼과 브로커로 몰아세우며 파멸해 가는 지도부의 민낯이 씁쓸함을 자아낼 뿐이다. 서초동 법정을 걸어 나오는 사람들의 발걸음 뒤로, 통일교라는 거대한 바벨탑이 통째로 무너져내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폐허로 변해버린 그 자리에 신령과 진리는 보이지 않으며, 오직 사법부의 차가운 판결문만이 무심히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통일교의 운명도 이것으로 끝인 것 같다. 세월이 흐르면 사람들은 그 폐허조차 잊고 살 것이다. 어쩌면 평생을 '이단 사이비'라는 주홍글씨를 새기고 살아 가야 할 남겨진 신자들에게는, 차라리 철저한 망각이야말로 가장 간절한 구원일지도 모르겠다.